MOMENTS

Welcome 2025, I’m Sick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가고, 2025년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오늘 세 가족이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할 생각이었지만, 나는 어제 아침 일찍부터 무리한 탓에 허리가 새벽부터 불편하더니 하루 종일 나를 힘들게했다. 제작년부터 허리 주변의 근육을 다치는 일이 많다. 코어의 힘이 떨어지는 나이라더니, 이런저런 이유로 예상치 못하게 자꾸 허리가 아프다. 허리에 탈이 나면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웠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몇 일은 내내 누워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새해 첫 닐부터 누워 있어야 하다니… 그런데 오늘은 새해 첫 날이라서 이래저래 해야할 일이 있어서 아침부터 계속 누워 있을 여건이 안되었다. 새벽에 불편했던 통증은 오후에 접어들면서 고주파기를 달아야할 만큼 아팠다.

가족들과 소소한 Season’s Greeting을 나누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아픈 허리를 달래야 했다. 누워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다 깨다가를 반복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니, 나중에는 등까지 아파왔다. 이럴 때면 불편함이 모여 불쾌함이 되고, 결국 짜증이 밀려온다. 짜증내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계속 짜증이 났다. 새해 첫 날부터 느끼는 건강의 중요함. 나이가 들면, 건강이 제일이라더니 진짜 그런 것 같다. 자꾸 편찮으신 양가 어른들을 보면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챙겨야만 할 것 같은데, 이렇게 아플 때면 이미 건강을 잃은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

2025년은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해이다. 가장 큰 일은 우리 딸을 이모저모로 잘 챙기는 일이다. 그 다음는 우리 남편 챙기기. 그리고 드디어 우리집으로 돌아가는 일과 계속 해보기로 마음 먹은 도슨트 일이다. 이 모든 게 결국 건강해야 더 잘 할 수 있고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첫날부터 이렇게 옴짝달싹 못 하고 누워 있다니, 나는 올 해에는 무조건 건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의 첫 날. 원래는 우리 가족끼리 멋진 저녁식사를 하고, 법적으로 당당하게 음주가 가능해진 우리 딸의 첫 잔을 우리가 따라주며 격려와 응원을 실어주고자 계획했었으나, 내가 허리병으로 침대 늘보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남편과 딸만 밖에서 식사하기로 했다. 이상하게 모두 나가고 혼자 누워 있으니, 번잡한 감정들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거 두 사람이 연신 보내는 카톡 소리에 잠이 깼다. 맛있는 음식 사진들과 두 사람의 셀프샷. 사진 속 둘은 나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음식 사진에 군침이 줄줄 흘렀을텐데, 아픈 허리 때문에 감흥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Cheers~!는 온 마음을 담아! Happy New Year!

내몫까지 거하게 잡수시고 집으로 돌아온 부녀의 얼굴에는 함박미소가 걸렸고, 딸래미는 적당히 발그레했다. ‘그렇게 작았던 아이가 어느새 커서 아빠와 술을 같이 마시다니…’ 남편이 얼마나 좋아했을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딸이랑 술 한 잔 하는 게 버킷 리스트였으니 말이다. 커가는 딸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지만 언제까지나 우리 그늘 아래에서 힘든 것 모르고 크면 좋겠다. 하지만, 부모로서는 절대 그렇게 키울 수는 없지. 그래서 나는 본의 아니게 엄하게 굴 때도 많다.

그나저나 허리병 도진 엄마를 위해 딸이 챙겨온 레몬 타르트는 디자인이 바뀌었지만 딸만큼 사랑스러웠다. 장식 위에 놓인 흰색 데이지는 ‘순수한 사랑’이란다. 금가루 뿌려져있는 순수한 사랑이라니, 이보다 더 황홀할 수가… 새해에는 우리 모두 조금 더 행복해지고, 조금 더 즐거워하며, 조금 더 신경쓰고 아껴주는 가족이 되어볼까나? 원하는 게 모두 다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결과보다는 끝에 이르는 과정이 순조로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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