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창작이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현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이, 미래의 예술이 된다.
과학자의 연구실을 닮은 미술가의 작업대는 이미 하나의 작품이다. 그 위에 놓인 작은 표본들은 세상을 바라본 예술가의 시선이자, 기록이고, 끝내 하나의 질문이 된다.
그 앞에 선 관람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표본에 시선을 빼앗긴다. 하나의 표본을 오래 바라보고, 또 다른 표본으로 시선을 옮기며 예술가가 무엇을 발견했고, 무엇을 궁금해했는지를 함께 따라간다. 그렇게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생각을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전혜주 작가의 《표본 아카이브》는 바로 그 순간을 위해 웰컴룸에서 조용히 관람객을 기다린다.



